밀레니얼, 부모와 살며 돈 모아 내집 장만
#. 직장 경력 5년 차인 재니스 김 씨는 지난해 봄 LA다운타운에 콘도를 샀다. 회계를 전공한 김 씨는 은행에 취직 후 렌트비 절약을 위해 졸업 후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5년을 거주했다. 김 씨는 5년 동안 총 24만 달러를 모아 LA다운타운의 60만 달러 콘도를 35% 다운페이로 지불하고 샀다. 모기지 금리는 4.4%로 매달 1950달러를 모기지로 내고 있다. #. 내년 결혼을 앞둔 이지호 씨는 뉴욕의 한 은행에서 일하다가 팬데믹 때 남가주 부모님 집으로 들어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이 씨는 지난 3년 동안 모은 30만불에 저축 10만불, 그리고 결혼할 여자친구가 모은 15만불을 다운페이로 마련해 내년 결혼과 함께 100만 달러 정도의 주택을 살 예정이다. 55만 달러를 제한 45만 달러의 절반은 부모님이 단독주택에서 콘도로 다운사이징하면서 남은 돈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비싼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이 젊은층에게 거의 이루기 힘든 아메리칸 드림이 되면서 주택 마련 전까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성인 자녀들이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 살면서 비싼 렌트비와 기타 생활비를 저축해서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해서 내 집을 장만하는 전략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첫 주택구매자 10명 중 거의 3명이 가족이나 친구 집에서 살다가 이사했다. 이는 추적을 시작한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NAR의 제시카 라우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얼 세대가 학자금 대출, 자동차 지급, 보육 비용 등 수많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지만, 기록적으로 높은 임대료보다 큰 장애물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LA 평균 렌트비는 2719달러였다. 한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년 전만해도 주택가격이 올라가도 이자가 저렴해 젊은 한인들의 주택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LA지역 중간 단독 주택가격이 90만 달러를 돌파하고 이자율이 7%대로 급증하면서 내집 장만 여건은 최악이 됐다. 몇년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타주나 북가주에 있던 한인 자녀도 부모 집으로 돌아와 집 장만 준비를 하다가 다운페이먼트와 모기지 금리 등 구입 여건이 충족되면 주택 매입을 알아보는 젊은층 예비 바이어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케이 박 드림부동산 에이전트는 “자녀가 집사기가 불가능한 상황을 부모들도 알아서 불편해도 한 집에 살고 있다”며 “팬데믹 때부터 부모와 동거하며 몇 년 동안 연봉을 저축한 자녀들의 주택 구매 문의가 최근 모기지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젊은층 선호 거주 지역은 LA다운타운이며 대체로 콘도 구입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한인 부모들도 성인 자녀 혼자 힘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는 판단에 단독주택을 콘도 등으로 다운사이징해서 다운페이먼트를 도와주는 방법으로 자녀들의 주택 매입을 지원하거나 별채(ADU)를 지어서 자녀가 집을 사서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가주한인건설협회 크리스 이 회장은 “캥거루족 자녀들을 위한 별도 공간으로 ADU 건축에 대한 문의가 최근 증가했다”며 “600~1200스퀘어 피트 규모에 스퀘어 피트당 250~300달러 정도 비용이 들지만, 자녀가 거주하다 나가도 임대 수익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밀레니얼 부모 남가주 부모님 한인 자녀 밀레니얼 세대